끄적끄적 깨작깨작

귀소

섭소천 2011. 1. 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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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음악을 정말 사랑했다.

수업중이나 누군가와 식사를 할때를 제외하곤 항상 음악이 당연히 있어야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 삶에 음악이 줄어들었다.

그건 당신을 만났기때문

당신의 그 목소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기존의 내 삶의 행복보다 더 소중했기에

그게 더 좋았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당신이 내 삶에서 사라진 후 난 음악과 멀어졌다.

당신을 만나기이전에 내 낙이었던 음악이 당신과 공유했던 그 음악들로 인해 이젠 나만의 것이 아니었고

그건 곧 내게 아프고 두려운 것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단절된 생활을 할 수는 없었다.

내겐 곡기를 끊는 것과 같은 것이기에 살아가기위해 최소한의 음악은 놓지 않았었다.

그렇게 난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요새는 음악을 듣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그 시간만큼 내 감정도 바빠진다.

모든 멜로디가 모든 비트가 모든 노랫말이 하나하나 내 가슴을 가만두지 않는다.

혼자 베개를 적시는 시간이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지고 잠 못이루는 밤이 많아진다.

내 몫이 아니었던 그리움도 미련도 자꾸 늘어난다.

예전엔 음악이 주는 막연한 감성이 좋았다.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감정들에 행복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싫지가 않다.

아무래도 돌아간다는건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

 

 

생각보다 나를 많이 잃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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