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당신과 헤어진 후 자각하지 못했던 미련들이
계속 그리움으로 짙어져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처음 당신과의 이별이 왔을때는 작별의식을 치루는 듯
숱한 날들을
눈물과 술에 취해 스스로를 놓아버린채 살았었지요.
술한잔에 당신의 음성을 지우고
당신의 얼굴을 지우고
우리의 기억을 지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약해진 의지속에 이젠
술한잔에 당신이 간절히 떠오릅니다.
실연의 상처없이 처음 당신을 만나
단 한번도 무엇하나 재지 않고
이별따위는 절대 내게 오지 않을거라 자신했었던 나는
당신과의 헤어짐을 어쩌면
지금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누구를 만나고 의지하고 감정을 나누어도
다신 당신을 만나던 그때의 그 마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또 언제 그렇게 아파하게 될까 두려워 마음껏 사랑하지도 못합니다.
어쩌면 나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내 스스로도 자신이 없는 현실에 잠깐 매달려보다 조금 버티어보다
아프다고 힘들다고 망설임없이 놓아버리고선
단지 그 벽이 높았다고
그 벽너머의 당신이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고 끝없이 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았지만
그 벽은 막연히 높기만한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었음을
당신 역시 그 벽을 넘지 못하였음을
그래서 그 벽 너머에서 손을 건네주지 못하였음을
난 시간이 한참 흐른후에야 알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나를 합리화하고 당신을 비난하며 살아온 내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단지 당신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파서
너무 아파서 차마 입밖으로 내 마음을 내질 못합니다.
처음엔 그녀를 만나면서도 아직도 그렇게
나를 사랑하고 있다.항상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당신이 미덥지 못했고
내게 너무 소중했던 당신이 아무렇지 않게
사랑한단 말을 남용하고 이용한다는 생각에 한때는
당신에게 실망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번 진실을 부정한 내가
당신의 진심을 듣는다는 것은 무리였을까요?
그 거짓된 듯한 사랑고백도 역시 진심이었음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돌이키기엔 너무나 늦어버린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보내줘야함을 앎에도 보내지 못하고
이제 그만 떠나와야할 때임을 앎에도 계속
과거의 우리에게 머물고 있는 나는
어쩌면 착하기만 한 당신을 힘들게한
벌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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