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옵니다..
그 사람도 나를 생각할까요?
비와 바다
작은 어항과 금붕어
막끓기 사작한 커피물
당신이 좋아하던것들입니다.
유난히 눈을 좋아하는 나 때문에
겨울만되면 우린
강아지처럼 뛰어다녔잖아요.
물을 좋아하던 당신과
하얀눈을 좋아하는 나
지금 하늘은 막 눈을 퍼부을것만 같아요.
폭설이 쏟아지는 날이었습니다
당신을 처음보았던 날이 생각나요.
몇년만에 내린폭설로
뉴스며 신문이 온통 떠들썩했답니다.
처음엔 그냥'느낌이 참좋구나' 했어요.
눈 코 입 어느 한 구석
두드러지게 잘생긴건 아니지만
선한 눈빛과 맑은 웃음이
저절로 눈길을 끄는
그런사람 이었거든요.
꼭 4년이 지났습니다.
무심코 달력을 보니
달랑 12월 한장만 남았네요.
갑자기 내곁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 뭐예요?
이상하죠?
예전 이맘때 나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나질않으니
대체 우리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던걸까요?
불빛이 유난히 따뜻해보여요.
낮보다 밤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짧은 오후해가 넘어가면
하나 둘씩켜지는 작은 불빛들
커피포트에 물을 올려놓고
저는 산책을 나갑니다.
흰 눈때문일까요?
불빛이 유난히 따뜻해보여요.
바람이 차가워집니다.
나는 당신 손을 좋아했어요.
나는 유난히 당신 손을 좋아했어요.
이유없이 쓸쓸해질때면
언제나 그손을 찾아 꼭 쥐곤했지요.
그러면 금새 내맘이 침착해지곤 했답니다.
크고 깨끗하고 따뜻한
온기가 넘쳐나는 그손처럼
당신은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잘 있어요.
작년 겨울엔 꼭 열번의 감기에 걸렸고
생전 처음으로 인후염도 앓았답니다.
꼭 죽을 것만 같았아요.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차츰차츰 저도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있어요.
한때는 홀쭉했지만 지금은 살도 통통히 올랐구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버스를 타다가
커피를 마시다가 세수를 하다가도
문득문득 당신생각이 났습니다.
굳이 잊으려고 애쓴적은 없지만
그렇게 불쑥 당신얼굴이 떠오르면
아직도 얼굴이 빨개지곤 한답니다.
당신은 정말 잘지내고 계신가요?
건강하신가요?
하지만 아직도 사랑하고 있어요.
아무 일 없었다는듯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첫눈이 온지도 오래
내년에는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아요.
수북히 쌓인 짐들을 정리하다가
미쳐버리지 못한 사진을 발견했어요.
북받쳐오르는 설움때문에
목놓아 울고 말았습니다.
내마음 어딘가에
당신이 아직도 살아있군요.
His Smile - Yuhki Kur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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