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가위감독의 영화를 제일 먼저 접했던 것은 열혈남아(熱血男兒)였다.
하지만 사실 너무 어릴적에 보았고 무슨 내용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찾아보려고 했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후에 본것이 중경상림(重慶森林)이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처음 개봉당시에는 그다지 흥행이 잘 되지 않았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도일의 멋진 영상미와 왕가위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나를 그만의 스타일에 매료시켰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무슨 영화평론가도 아니고...ㅡㅡ;;
내가 함부로 평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이 영화를 보았던 내 어린 시절에 관한 기억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딴지 걸지말지어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양조위(梁朝偉)와 왕비(王菲)와
California Dreamimn'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 반대로 임청하(林淸霞)와 금성무(金城武)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마도 왕비가 부른 Cranberries의 "Dreams"가 맘에 들지 않아서였을거다.
나는 Rock을 아주 어릴 적부터 좋아했는데
그들의 노래를 어울리지 않는 중국어로 번안해부른것에 조금은 화가 났었던 것 같다.
어찌됐든 그때의 영향으로 아직도 이 영화를 볼때 왕비의 이야기가 나오면 집중하지 않게된다.
무의식적으로 아마도 그때부터 나는 그녀를 싫어한 것 같다.
임청하는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영화계를 떠났다.
나중에 개봉된 동사서독에서도 출연을 하긴 했으나,
개봉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이 영화가 제일 나중에 촬영된 것이다.
언제 비가올지 모르고 언제 해가 뜰지 몰라서 항상 선글라스와 레인코트 차림의 그녀.
처음 이 영화를 보고서는 이 캐릭터에 매료되어 엄마의 레인코트와 선글라스,
그리고 그녀처럼 붉은 립스틱을 바른채 거울 앞에서 그녀를 흉내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엄마한테 무척 혼났다.
그때는 고등학생이었으므로 그런 화장을 한 딸을 혼내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나..
그래도 왠지 억울하더군...
하지만 나는 그대로 외출을 하지는 않았었다...
만약 그대로 외출을 했었다면 정신병원에 바로 실려갔을지도...ㅋㅋㅋ
난 그녀의 이 샷을 제일 좋아한다.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이 영화의 느낌을 읽을 수 있는 연출이다.
이때 처음으로 무조건 부정하고 싫어하던 담배에 대한 미학을 알았다.
Kaneshiro Takeshi는 이 영화에서 처음 알았다.
어릴 적 짝사랑했던 동네 재수생오빠를 닮았다는 이유하나로 Takeshi도 좋아하게 됐었다.ㅡㅡ;;(그 오빠는 잘살고 있을라나...)
실연을 당한 Takeshi와 동료에게 배반당한 임청하의 만남.
이 영화를 보며 내가 술을 먹게 될때는 꼭 Bar에서 처음 술을 마시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 마신 곳은 너무 추운 지하 밴드연습실이었다.)
어두운 조명과 조금은 시끄러운 듯한 음악소리.
이 영화때문인지 나는 아직도 Bar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술을 마시다가 취해버린 임청하,
그녀를 가까운 호텔로 데려가 눕힌 뒤 돌아가기전에
그녀의 발이 부을까봐 구두를 벗겨주고 가는 극중의 그의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다.
그때만 하더라도 조금은 순진해서 세상의 남자들이 다 그런 줄 알았다.
내가 바보였지...
양조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다.
초등학교시절부터 무척 좋아했다.
그는 그때 당시 한국의 팬들에게 그다지 인기가 있는 편이 아니었다.
내 주위에서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심지어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당시 키도 작고 잘생긴 미남배우축에 들지는 못했지만
그는 같이 활동했던 다른 배우들에 비해 꾸준히 좋은 작품에 얼굴을 내밀었고
그의 연기력은 지금 중화권내 최고라해도 과하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그는 더 멋있어지는 것 같다.난 지금도 여전히 그의 팬이다.^^
그는 경찰제복이 무척 잘 어울렸었다.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그래서 나중에 자신의 상처와 제복을 함께 벗어버린 후
평상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어색할 정도였다.
그렇게 경찰 제복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사랑에 빠질 것 같았다.
그의 그 모습은 그렇게 내게는 무척 인상깊었다.(지금은 경찰이나 형사를 좋아하지 않지만...)
Mamas and Papas - California Drea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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